삶의 흔적
화폐 측정 단위를 가정하자
비가온후갬
2020. 3. 18. 01:09
10년 전 1억원에 구입한 토지는 현재의 재무상태표에도 여전히 취득원가인 1억원으로 표시된다. 그렇다면 회계에서는 왜 이렇게 비현실적이고 무모한 가정을 하는 것일까? 만약 화폐가치가 변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매년 원가주의에 의해 작성한 회계보고서를 시가로 수정하는 작업을 해야만 한다.
이를 물가변동회계라고 하는데, 취득원가를 현재의 시가로 수정하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시가로 수정하는 과정에서 회계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정보의 객관성에 흠집이 생길 우려도 있다. 결국 화폐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은 취득원가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인데, 이로 인해 회계의 정보로서의 가치는 상당부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인플레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자산인 토지는 현재의 공시지가를 별도로 주석으로 나타냄으로써 이러한 문제점을 부분적으로나마 보완하고 있으며, 공정가치를 신뢰성 있게 추청할 수 있는 유형자산의 경우 재평가일의 공정가치로 재평가한 다음 이를 재무상태표에 나타낼 수도 있다.
그러나 유형자산에 대해 이처럼 재평가모형을 적용할지 아니면 원가모형을 적용할지는 회사의 회계정책에 따르는 것이고 선택한 모형은 매기 계속적으로 적용해야 하며, 재평가모형을 적용한 경우에는 장부금액과 공정가치의 차이가 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재평가를 수행해야 한다.